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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중간관리자가조직의 미래를 결정한다



조직의 허리에 비유되는 중간관리자는 구성원 몰입은 물론 성과와 생산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사업 환경이 변 함에 따라 중간관리자의 역할은 단순한 감독자를 넘어 구성원의 창의와 협업을 촉진하고, 더 나아가 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중간관리자의 절반 이상은 커지는 업무 부담 속에 번아웃을 호소 하고 있고, 구성원 사이에서는 관리자가 되기를 꺼리는 ‘리더 포비아(Leader Phobia)’ 현상까지 확산되고 있다. 핵심 역할과 거리가 먼 단순 행정·실무적 업무와 관리자로서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쌓을 기회 부족이 중간관리자의 제 역 할 수행을 가로 막고 있다.


조직은 중간관리자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현장에서 실전적으로 활용할 역량을 갖출 기회를 확대하며, 과중한 업무를 동료들과 분담하게 함으로써 역할 수행을 도울 수 있다. 또한 중간관리자의 어려움을 성장통으로 여기며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방임적 자세를 벗어나 이들에 대한 투자를 미래 경영자 육성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강한 중간관리자가 조직의 미래를 결정한다.


임원 등 경영진과 실무진을 연결하는 중간관리자는 주로 임원급 조직 산하에서 실무팀 을 이끄는 팀장 등 부서장을 뜻한다. 조직의 허리에 비유되는 이들은 현장에서 구성원 업 무 몰입(Engagement)의 70%를 좌우하며, 부서원들의 성과와 생산성은 물론 인재 유지 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1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커지고, 새로운 가치관을 지닌 세대의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중간 관리자 역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경영진의 방침을 기계적으로 전달하며 단순히 성과를 독려하는 감독자 역할을 넘어, 구성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며 협업하는 환경을 조 성하고, 더 나아가 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지원하는 역할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중간관리자, 그러나 상황은 호의 적이지 않다. 중간관리자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들의 업 무가 급격히 늘고 있고,2 커지는 부담 속에 중간관리자의 절반 이상(53%)은 번아웃(Burnout)까지 호소하고 있다.3 설상가상으로 일부 기업은 중간관리자를 비효율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인사 관리협회(SHRM)는 어려움 속에서 인정보다 눈총을 받는 중 간관리자를 ‘가장 불행한 직원’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목격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중간관리자의 자리는 이제 선망이 아닌 회 피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다섯 명의 구성원 중 네 명이 관리자가 되길 원치 않는 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4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팀장 등 부담이 큰 부서장이 되 길 꺼리는 현상을 뜻하는 ‘리더 포비아(Leader Phobia)’라는 용어는 외래어처럼 보이지만 사실 한국에서 새로 만들어진 말이다.


중간관리자의 자리가 영예보다 멍에가 된다면 제대로 된 역할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 조직은 중간관리자의 고충을 파악해 해결함으로써 이들이 조직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1 갤럽, ‘Improving Employee Retention: A Guide to Upskilling Frontline Managers’ (2023) 2 가트너, ‘Managers Are Cracking and More Training Won’t Help’ (2023), 최근 중간관리자의 업무와 책임의 증가 폭이 비관리직 전문가(individuacontributor)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남. 3 마이크로소프트, ‘Work Trend Index Special Report’ (2022) 4 パーソル総合研究所, ‘글로벌 취업 실태·성장 의식 조사’ (2022)


중간관리자의 역할 수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


새로운 역할로 변신해야 하는 중간관리자의 앞에는 여러 걸림돌이 놓여 있다. 여기서는 중간관리자의 역할 수행과 관련한 어려움의 원인을 찾아본다.


● 과중한 행정, 실무 업무


중간관리자는 앞서 제시한 변화된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에겐 핵심과 관계 없는 일이 너무 많이 주어져 있다. 자신의 일만 잘 처리하면 되는 실무자와 달리 부서를 대표해 다양한 회의에 참석하거나, 부서 전반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업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최근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중간관리자들은 업무 시간의 약 절반(49%)을 핵심 역할 과 거리가 먼 단순 행정업무(법인카드 및 지출관리, 단순 승인 등) 또는 현장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실무 작업에 소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을 조 직이 가장 중요한 자원인 중간관리자를 낭비하는 것이라 규정했다.5


그간 많은 조직이 조직 슬림화 및 인력 감축 과정에서 주인을 잃은 행정적 업무의 상당 부분을 중간관리자에게 전가해 왔다. 또한 실무자가 해야 할 일을 현업에 밝고 당장 인력 이 적다는 이유로 중간관리자에게 맡기는 관행도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 들이 누적되면서 꼭 해야만 하는 역할 수행을 가로막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 역할 수행에 필요한 역량 확보 기회 부족


또 하나의 문제는 필요한 역량을 쌓지 못한 채 책임을 맡게 되는 중간관리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중간관리자가 팀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 지 못하다고 평가하는 구성원이 절반을 넘는다.


이 현상은 조직을 이끄는 역량보다 현업 실무 역량이 뛰어난 구성원을 관리자로 승진시키 는 관행에 기인한다. 그러나 좋은 실무자가 반드시 좋은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관리자가 양산되는 것이다. 기대가 커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중간관리자는, 비효율을 야기하며


5 맥킨지, ‘Stop Wasting Your Most Precious Resource: Middle Managers’ (2023)


LG경영연구원 3 강한 중간관리자가 조직의 미래를 결정한다 스스로 자괴감과 무력감에 빠지거나 핵심적인 업무보다 익숙한 실무 디테일만을 챙기는, 무늬만 관리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간관리자가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은 중간관리자들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을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 역할 재정의가 첫 걸음


중간관리자들이 조직의 핵심으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드는 첫걸음은 변화된 환경과 조 직 방향성에 기반해 관리자가 해야 할 역할을 다시 정의하고 어디에 초점을 모아야 하는 지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리자는 자신이 해야 하는 일과 하지 않아도 되 는 일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조직은 핵심 역할과 관계가 없는 불필요한 업무들을 시 스템과 지원 부서를 통해 덜어주어야 한다.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CEO가 된 사티야 나델라(Satya Nadella)는 소모적 내부 경 쟁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협업과 새로운 시도를 통한 배움을 추구하는 ‘성장 마인드셋 (Growth Mindset)’을 강조했다.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현장을 이끄는 관리자의 역할이었고, 관리자들도 성장 마인드셋 확산을 위해 자신들이 집중할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다.



이러한 요구에 따라 회사는 2년 간에 걸쳐 수천 명의 구성원을 대 상으로 인터뷰와 워크샵, 설문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도출한 관리 자의 새로운 역할을 세 단어로 압 축해 제시했다. 첫 번째는 성장 마인드셋을 스스로 실천하여 모 범이 되는 ‘모델링(Modeling)’, 두 번째는 팀의 목표를 정의하고 팀이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칭(Coaching)’, 마지막 세 번째는 훌륭한 인재를 확보해 유지하며 개인의 능력과 열망을 기반으로 성장에 투자하는 ‘케어링(Caring)’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관리자들이 이 세 가지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 등 지원에 주력 했으며, 역할이 명확해진 리더들은 세 가지 핵심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집중된 노력 에 따른 리더십 개선은 구성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관리자에 대한 구성원의 신뢰가 역대 최고인 90%에 달하는 등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 체계적인 역량 육성 지원


중간관리자의 역할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미 많은 조 직이 신임 관리자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역할 수행과는 거 리가 있는 형식적인 단기간 집체 교육인 경우가 적지 않다. 관리자가 되기 전부터 필요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주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중간관리자에 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강의장에 머물지 않는 현장 중심의 역량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예약 플랫폼 기업인 야놀자는 신임 중간관리자 개인의 상황과 환경에 최적화된 리더십 역량 강화를 목표로 2022년부터 ‘LD@Y(Leadership Design@yanolja)’ 프로그램을 운영 하고 있다. 이 과정은 4주간 진행되며, 1주차 리더의 자기인식 & 동기 촉진의 방정식, 2~3주차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질문, 경청, 피드백, 퍼실리테이션), 4주차 개인별 리더십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이 과정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교육 참여자가 각 주차의 교육을 받고 현업으로 돌아가 바로 실천하여 그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교육 내용의 현장 적용성을 높인다. 또한 컨텐츠 개발과 진행을 외부에 위탁해 일반론적 교육에 머물게 하 는 많은 조직과 달리, 야놀자는 교육 과정의 설계부터 진행까지 모두 조직과 구성원을 잘 이해하고 있는 내부 구성원들이 맡게 함으로써 교육 내용의 현실성을 높인다.


● 중간관리자 업무 분산


중간관리자에게 주어진 업무를 반드시 한 사람이 수행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도 대안 이 될 수 있다. 고직급화는 조직에 부담일 수 있지만, 관점을 달리해 보면 이미 팀 내에 다 양하고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지닌 팀원이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이들에게 중간관리자 혼자 부담했던 업무를 분산시킴으로써 관리자의 짐을 덜어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도울 뿐만 아니라 각 업무의 질적 충실 화도 꾀할 수 있다.


일본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JGC 홀딩스는 실제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 이 회사도 과거에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과중한 업무와 책임으로 인해 중간관리자 승진을 기피하는 리 더 포비아 현상에 직면해 있었다. 이 때 이 회사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 올렸다. 그것은 한 명의 중간관리자 가 전담했던 업무를 세 명의 베테랑 이 분담하는 방안이었다.


먼저 공식 조직 책임자인 부서장은부서의 최종 의사결정자로서 부서의 미래 비전 수립과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 제시에 집중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전반의 수익 관리와 인력 배치라는 또 다른 중요 업무는 별도로 임명한 부장급 ‘PCM(Project Coordination Manager)’이 담당하며, 구성 원 코칭과 경력 개발 계획 수립이라는 중요 업무는 역시 부장급의 ‘CDM(Career Development Manager)’을 임명해 책임지고 수행하게 한다. 미래 비전과 전략 수립, 현 재 사업 관리, 구성원 육성이라는 주요 업무를 세 명이 분담하는 이른바 삼위일체 시스템 을 도입한 것이다. 업무 분산 이후 충실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호응과 만족 도 높아지면서 이 회사는 2022년 이 제도를 주요 부서 전체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중간관리자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


그간 많은 조직이 중간관리자의 어려움을 성장통으로 여기며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방임적 자세를 취해온 게 사실이다. 이러한 무관심 속에 상당수의 중간관리자가 소리 없 이 멍들어갔고, 이제 구성원들이 중간관리자가 되길 꺼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미래 경영진 육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중간관리자는 현재 조직 성과를좌우할 뿐만 아니라 미래 경영자 후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간관리자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조직의 현재는 물론,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특히 젊은 중간관리자들은 고정관념과 과거 성공체험에 얽매인 고위 경영진에 비해 작은 자극과 조언으로도 크게 바뀌고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6 조직 은 중간관리자의 현재 역할 수행을 돕는 것에 더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려는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다.


6 2023년 Association for Talent Development 연례회의, 중간관리자의 코칭 수용성(coachability)이 경영진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남


출처. LG경영연구원 강 승 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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